5월 22일 (일)
2주 전엔가
지하철 광고를 보고 즉흥으로 예매한
오은영박사님의 토크콘서트
살면서 가수 콘서트도 한번 안 가봤는데..
평소 <금쪽같은 내 새끼>를 즐겨봐 가지고
호기심이 생겨서 가보기로 했어요
그 와중에 저번에 심심해서 헌혈했다가
오늘 자동으로 헌혈예약돼가지고
그냥 가는 길에 피빼고 가기로 함
헌혈의집 도착해서 전자문진끝내고
검사실? 들어갔더니
혈압은 정상인데 철분이 부족해서 안 된다네요;
철분 올리는데 도움된다고 링티라는
가루스틱을 주셨는데
바로 물에 타먹으니깐 신기하게
포카리같은 맛나고 맛있음!
그리고 어떤 남자분
어색부끄한 웃음 지으면서 《축 헌혈 30회♡》
플래카드들고 앉아서 포즈취하고
센터직원분이 사진 찍어주시더라고요
30명의 생명을 살리다니 대단하신듯
헌혈 안 하니깐 시간 남아가지고
핸드폰 충전하면서 쉬다가 다시 출발했는데
시간죽이기를 너무 오래해가지고
일정이 너무 촉박해짐(;;;)
올림픽경기장역에서 나와서
올림픽홀을 못찾아서 두리번대다가
앞에 어떤 여성분이 후다닥 달리시길래
아 저기구나 직감하고 존나 달려갔어요
뛰어가다가 폰 떨어트려서 개박살
(원래 손이 작고 연약해서 폰을 자주 놓침)
원래 액정필름 안붙이고 다녀가지고
바로 와장창됐는데
손가락에 미세 유리조각들어갈까봐
지금 이 글도 금간부분 피해서 토도독 타자치고있음
(미련함 ㄹㅈㄷ)
올림픽홀 도착!!
현장에서 예매해둔 티켓을 수령받고
홀에서 자리를 찾아서 앉았어요
5시 시작인데 딱 5시에 앉음 세이프;;
마음우체통이라고 해서
현장에서 미리 고민 써서 제출하면
박사님이 몇개 골라서 읽어주시는?
그런 거 있는데 너무 늦게 와서 못 적음!!
아쉽다~~~~;;;;
시작 전 무대 모습.
VIP석이라 가까울줄알았는데 생각보다
거리가 있더라구요..
한 3분 뒤에 화면이 켜지면서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의 고민을 녹화한 영상이 나옴
아저씨 : 제가 좋은 남편이었는지 모르겠어요..
청년 : 퇴사하고 백수가 댓어용
초등학생 : 아이폰을 갖고싶은데 엄마가 안사줘염ㅠ
등등 (잘 기억이 안 남)
영상이 끝난 후 MC분이 등장해서 오프닝멘트를 함
십대있으신가요 손들어! 소리질러~~ 와아앙~~
이십대 있으신가요 소리질러 우와아악~~~
삼십대? 와우워어어악~~~~~~
사십대? 와~
(대충 수학여행가면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하는 레파토리)
그 때 보니깐 30대 관객분들이
제일 많은 거 같더라구요
그러다가 오은영박사님 등장!
(콘서트 시작하면서 부터는 촬영이 금지돼있어서
짤로 대신하겠읍니다)
박사님 보고 맨 먼저 든 생각 :
저 엄청난 뿌리볼륨을 실제로 보게 되다니..
그리고 무대 조명때문에 번쩍이고 계셔서
사실 실물이 아닌 홀로그램이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음
빨간 블라우스랑 흰색 와이드팬츠에
힐 있는 신발 신으셨는데 (딱 저 복장이셨던듯)
저도 빨간색 흰색 옷 입었으니깐
커플룩이네요~ 데스티니!
1부는 1시간 반 정도 진행됐는데
주로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에서 오는 갈등,
올바른 표현방법에 대한 말씀을 하셨어요
생계때문에 바쁜 사이에
중3딸이 동생들 키우고 아빠장례식까지 짊어져서
죄책감든다는 어머니썰,
애한테 돈돈거리고 엄격하게 굴다가
이게 아닌가 싶어 현타오신 아버지썰..
등을 예로 드시며
가까운 사이에도 번역과 통역이 필요하고
그래야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숨겨진
이면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하심..
그리고 이 혜안은 아이 뿐만이 아니라
배우자, 연인, 친구, 동료에도 적용이 된다고 하셨음
아이시절은 우리 모두가 거쳤던
과정이기 때문에 아이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말씀주셨던 것들 중 몇개 요약해볼게요
1. 아이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어린아이들은 아직 표현에 서툴기 때문에
왜 불편한지, 요구사항이 뭔지를
요목조목 설명하지 못합니다.
가족이 쇼핑하러 차를 타고 가다가
"엄마 집에가자집에가자집에가자
나 기분이 안 좋아" 요러는 아이..
사실은 차에서 튼 에어컨바람이 서늘해서
컨디션이 안 좋아진 건데
부모님은 뭐? 기껏 나왔는데 갑자기 돌아가자고?
이렇게 돼서 짜증 폭발되는 거;;
또는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어!" 이런 말을
듣고 (충격!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하고 서러워하는 엄마..
애기들은 사실은 죽는다는 게 뭔지도 모르지만
아는 말 중에 가장 과격한 말을 써서
순간의 짜증을 표현한 것 뿐.. 이라는 것
2. 포기는 나쁘지만 체념은 좋다.
애들이 떼를 쓸 때 일단은 마음을 수용해줍니다.
마음을 수용해준다는 것은
소원을 성취해준다는 게 아닙니다.
그랬구나~하고 감정을 수긍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체념을 가르칩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포기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러나 체념은 아주 좋은 방어기제입니다.
체념은 내 현실에서 어려운 것을 잘 받아들이고
그걸 딛고 다음까지 생각해보는 겁니다.
이 "체념"을 못 배우면 비현실적인 목표에
집착을 하게 됩니다.
공부가 너무 싫어서 학교를 안 가겠다는 아이에게
"그래~ 애들이 노는 게 더 좋지
공부가 어떻게 좋겠니, (마음수용)
그래 근데 뭐 어쩌겠어 학교는 다녀야지~
(체념학습)"
하고 말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3. 행복한 순간은 조건이 아닌 느낌이다
행복은 어떤 조건들을 빈틈없이 갖췄을 때
마침내 도달하는 종착지.. 같은 것이 아닙니다.
퇴근을 했더니 "아빠~" 하며 아이가
쪼르르 달려와서 팔에 매달릴 때,
어느날 물건을 나르다 아픈 허리를 두드리며
올려다본 하늘이 참 파랗고 예쁠 때,
음식점을 하는데 일주일만에 다시 온 손님이
"저번에 너무 맛있어서 다시왔어요~" 할 때
이것이 일상의 작은 행복한 순간입니다.
이 행복한 순간은 바로 마법의 순간입니다
나의 삶이 지칠 때 버거운 마음을
힘차게 이끌어가는 이 순간들을 놓치지 마세요.
라고 하셨어요.
2부는 한시간 동안
관객분들이 주신 고민에 답해주시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뭐 좋은 말씀 또 많이해주셨는데
솔직히 잘 기억안나고 쓸 기력 없어가지고
급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포토타임 때 찍은 박사님 사진들
정말 발랄하게
꽤 오랫동안 인사해주셨어요
관람객들 한정으로
박사님 신간을 무료배포해주셔서 받아왔어요~
정독하도록 하겠읍니다~!
7시반인가 끝나가지고 너무 배고프더라구요
근처 CU 야외 테라스에서 가볍게
타코야키랑 반숙란이랑 컵라면을 머금~
좌석옆에 쓰레기봉지 막 버려져있어서
더욱 깊고 풍부한 스멜이 첨가돼가지고
정말 즐거웠네요~^^
그 와중에 같은 건물에서 갓세븐 행사를 했었는지
형광연두색(갓세븐 상징색인듯)
무장한 10대 20대 한국인 외국인 여성분들
와르르 지나가시는데 신기했음
대략 이런 느낌~!!
연두색옷입은 외국인분들 막 별모양응원봉들고
외국인1 : SAZIN~?
외국인2 : Oh SAZIN~!!!
이러고 단체샷찍고 사라지심 ㅋㅋ;;
그러고 그냥 귀가했는데
나중에 뉴스뜬 거 보니깐..
고소영이랑 이부진이
같은 날 관객석에 있었다네요?? ;;
그 외에도 김원효 심진화, 소유진, 산다라박, 공민지, 윤아 등등 연예인들 대거 관람하셨다는데
저 모르는 사이에 시상식이라도 한 건지..;;
하여튼 너무 신기했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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